항상 웃는 얼굴로

아들아,

 아빠도 아직 세상을 얼마살지는 않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지금 너처럼 환하게 웃는 얼굴을 갖기가 쉽지는 않구나.
하루하루 쫓기듯 살면서 네 크는 모습도 일상에 묻혀 잊고 지내는것 같고,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모습도 하루하루에 묻혀 인식하지 못하는 그런 때 인것 같다.

아빠도 어렸을적엔 대통령도 되고 싶고, 노벨상 받는 과학자도 되고 싶고, 로보트도 갖고 싶고,
빨리 커서 어른이 되고 싶기도 했고, 내가 맘만 먹으면 세상을 움직일 수도 있을거라 꿈꿨단다. 그런데 한살 한살 커 가면서  하나씩 하나씩 안되는것도 있다는걸 알게 되고, 하나 둘씩 어깨에 짐이 늘어가면서
하고 싶은것 보다는 해야만 하는 것들이 늘어가는 아빠의 모습에 별 저항없이 지내는데,

 오늘 문득 네 웃는 얼굴을 보니 아빠가 너무 쉽게 많은걸 잊고 사는거 같다는 반성을 하게 됐어.

고마워 아들, 아빠에게 하나 가르쳐줬네?

 항상 웃는 얼굴로 후회 보다는 벅찬 희망을 갖고, 해야만 하는것들 보다는
하고 싶은것들을 하면서, 내일은 또 무슨일이 있을까 기대하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길 바래.

2009년 어느 봄 밤에, 아빠가.